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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2132건의 몰래카메라(몰카) 범죄가 발생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2건꼴인데 대다나다~
목격한 몰카범은 험악한 얼굴의 범죄자가 아니었고 오히려 이웃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20~30대 남성이 몰카 범죄의 장본인이었다. 몰카 범죄는 어떤 곳에서, 누가 왜 저지르는 걸까?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들이 서울 고속터미널역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이 역의 3호선·7호선 환승구역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 20분쯤 지났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출근 행렬 사이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40대 남성이 목격됐다. 이 남성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지나가는 여성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그의 앞을 지나갔다. 남성은 스마트폰을 오른손에 쥔 채 이 여성을 뒤따랐다. 그는 여성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자 바로 아래 칸에 섰다. 자신의 오른쪽 무릎에 스마트폰을 올리고 여성의 치마 속으로 슬그머니 다리를 집어넣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치마 속이 고스란히 촬영됐다. 여성은 아무런 낌새도 알아채지 못했다.
긴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 가장 극성
‘몰카 공화국’의 하루는 낯뜨거웠다. 특히 역대합실에서 발생한 몰카 범죄는 2008년 21건에서 지난해 336건으로 16배 늘어났다.
미검거 범죄까지 합치면 피해 엄청나날 것이다.
상가 화장실 등 공용 시설도 몰카 위험 지대다. 인터넷 웹하드와 P2P 사이트 등에는 일반 여성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화장실 몰카 동영상이 수십 건씩 떠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밀한 모습이 촬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5월에는 국회 행정사무관 오모(31)씨가 소변을 보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대 출신인 오씨는 입법·행정고시·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해 ‘고시 3관왕’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씨는 술이 취한 상태로 여의도동 한 건물의 1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 옆칸에서 소리가 나자 칸막이 틈으로 손을 뻗어 A양(19)이 소변을 보는 장면을 30여 초간 촬영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A양이 소리를 질렀고, 건물 경비원이 오씨를 붙잡았다. 오씨는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몰카 범죄는 선제적 예방이나 대처가 무척 어렵다. 몰카 범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몰카 성범죄 대비책자’ 배포 등 경찰의 적극적인 홍보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