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맘 편히 쉴 곳이 없습니다.

정처없이 목적지없이 투벅투벅 걷습니다

앞에 나랑 비슷한 아저씨가 있네요

술에 취해 비틀비틀 걷네요

나도 이제 알았습니다

나도 술만 안마셨을뿐이지

비틀비틀 걷습니다

횡단보도앞에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야할 곳이 어디지

 

 

 

사람들이 빨간불인데도 그냥 건너갑니다

바쁘면 그럴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법의식과 양심이 없어졌다는것입니다

온작 사기와 부정부패가 난무한데

신호등쯤이야 그냥 건너갑니다.

길바닥에 담배꽁초가 널려있습니다

그정도쯤은 가볍게 생각합니다.

 

통화가 잘 안되는 예전 휴대폰을 들고 있는

할머니께서는 길바닥에 앉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며  통화하십니다.

 

근처 공원 돌의자에 앉습니다.

옆에 앉아있었던 아저씨는 술에 취해서

괜스레 아들에게 전화해 이제 들어갈거라며

저녁은 먹었냐고 뭐하냐고 묻습니다.

짦은 통화뒤 투벅투벅 걸어갑니다.

 

횡단보도 옆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폐지를 줍습니다.

꺼칠꺼칠한 손, 할아버지도 춥겠지요

 

사랑(관심)이 필요한 이시대입니다.

 

 

Posted by 음악집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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